돌아보다.

2010. 11. 20. 23:062010EUROPE_eastern/제4막 돌아오는 그길에 서서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그리고 돌아갈 일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하다 6시가 넘어 겨우 1시간여 남짓의 잠을 청하고 일어났다
그동안 수고해준 우리 푸조와도 오늘이 마지막인것이다.
크고작은 사고 덕분에 푸조는 몸상태가 말이 아니었지만 나와 아람이, 그리고 함께 잠시동안 여행했었던 유림, 진원, 균형, 그리고 희영이는 아무탈 없이 무사히 여행을 할수 있게 도와준 60일간의 실질적인 보호자, 가이드였다. 물론..길을 잘 찾지 못하는 초보가이드였지만, 다음번 여행을 오게 된다면 다시금 만나고 싶은...괜찮은 동반자였다.

이렇게 저렇게 짐정리를 하고...차를 반납하기위해서 길을 나섰다.
그런데...역시나 시작이 그랬던것처럼 마지막까지도 우리의 푸조님은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납을 해야할 홀리데이인 호텔을 찾지를 못하는것이다. ㅎㅎ
덕분에 프랑크푸르트에있는 모든 홀리데이인 호텔을 다 가보고...
일찍 나서지 않았으면 늦을수도 있었을...2시간남짓의 헤메임을 하면서 결국엔 반납하는 곳에 도착
이제 정말 안녕이었다.
홀리데이인 호텔의 지하에 있는 오픈유럽 사무소에 등록서류와 보험처리 서류를 반납하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향하는 길...마지막일지 알았던 푸조 308님께서 아쉬웠던지 우릴 공항까지 데려다 주신다고 한다..ㅎㅎ

여행의 시작후에 유림이가 운전할때 잠시 뒷자리에 앉았었던 기억을 제외하면...(물론 균형이와 세르비아의 이름모를 숲속에서의 멍멍이와의 추격전도 있었고, 중간중간 그냥 차를 세워두고 뒷자리에 앉아서 쉬었던 기억도 있지만) 처음으로 뒷자리에 앉아보았다. 여행내내 힘들다면 힘들었던 운전석...쉬고 싶을때, 정말 뒷자리에 앉아서 여행하고 싶을때...그렇게 앉아보고싶었던 뒷자리에 앉아서 여행을 마무리 하는 기분이란...
앞자리에 앉아있을때 느꼈던 책임감, 그리고 여행을 주도하는 느낌과는 다르게...그냥 편안하게...실려가는듯한..그리고 잠시나마 아무렇지 않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을수 있는 즐거움이란...ㅎㅎ 다음번 여행때는 꼭 뒷자리에 좀더 오래 앉아 있으리라....

그렇게 20여분 남짓의 뒷자리의 호사를 누리고 공항에 도착...짐을 내리고 우리를 공항까지 데려다준 푸조와의 10여초도 안되는 헤어짐을 끝으로...그렇게 푸조 308을 나를 떠나갔다. 마치 60일간의 여행이 꿈과 같게 느껴지리만큼 순식간에 그렇게 멀어져 버렸다. 

버리지 못하고 남아있던 부탄가스 하나를 프랑크푸르트 공항 어느쓰레기통에 투기하고..(만약에 그게 터진다면 나와 아람이는 테러범으로 인터폴에 수배가 될지도...ㅎㅎ)비행기 탑승시간보다 훨씬 일찍 공항에 도착한 덕분에 공항에 앉아서 닝기적닝기적 거리고...탑승시간이 되어서 출국장으로 향하고...느리디 느린 프랑크푸르트 공항시스템에 화를 한번 내 주시고...카타르 항공비행기에 탑승...카타르 항공만의 그...아주 우아한 기내음악에 취해서 도하에서의 열기를 생각하며...그리고 서울에서의...아무도 없을 쓸쓸한 입국장을 기대하면서...조용히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2010.8.20. 프랑크푸르트 공항 출국장에서 마지막 쿠키로 점심을 떼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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