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5. 19:23ㆍ2010EUROPE_eastern/제3막 REFRESH
오늘은 균형이가 이스탄불로 떠나는 날이다.
오늘따라 균형이와 희영이의 표정이....겉으론 둘다 웃고 있는데...ㅎㅎ몰라~
호텔을 나와 차에서 짐을 정리하는데 집시 누나가 왔다. 돈을 달랜다. 없다 그랬다. 그러니 짐정리하던걸 보더니 라면을 달란다. 안주고 있으면 더 귀찮게 할까봐 하날 줬다. 그러니 다른거 또 달란다. 아...괜히 줬다. 어쩐다. 얼른 대충 짐정리를 끝내고 그냥 차를 몰아 출발했다. 안그럼 계속 귀찮게 할것만 같아서...
오늘의 날씨는 어제 네세바르에서의 더위보단 한결 낫다. 아직 이르면 이른 오전시간이라 그럴수도 있고...갑자기 내리는 소나기 때문에 시원한 느낌일수도 있고...흑해까지 왔으니...흑해에 수영은 못하더라도 발이라도 한번 담그고 가야지~^^ 아침에 산책을 갔다온 애들이 봐둔 근처의 해안가로 간다.
균형이와의 마지막 즐거운 한때...균형아 안녕~
흑해...여전히 바다물이 검은진...잘 모르겠다.
균형이가 셀카를 찍고 있는 내 카메라를 빼앗아 들고 사진 한장을 찍어준다. 이거 오랜만에 누군가 찍어주는 사진을 찍을려니...영 표정이 안나온다.ㅎㅎ
해변가에서 놀고계신 이동네 분들...
잠시즘 바닷가에서 놀다 부르가스 시내로 들어간다. 시내를 좀 돌아보고...남아있는 돈으로 어디 괜찮은 카페에 앉아서 음료나 한잔 하러...이곳에도 세르비아에 그러했던 것처럼 길가에 노상의 공용주차장 비슷한게 있다. 서유럽과 동유럽이 다른게 있다면 이런 노상주차시스템이 아닐까...서유럽에선 기계에다 돈을 넣고 주차권을 끊는다면 여기에선 우리나라에서 그러한것처럼 사람이 주차를 관리한다. 여기서도 역시나 프랑스 번호판을 보시곤 "프랑스인? 프랑스에서 왔니?"라고 불어로 물어보시는 주차관리인...이거 생각보다 불어가 많이 쓰이는데? 나의 대답은 당연히 "노!!"ㅎㅎ
균형이의 뒷모습...오늘따라 쓸쓸해 보인다.
즐거워 하시는 두분...카페에 앉아서 간단히 음료수를 마시고...균형이가 어떻게 이스탄불에 갈지...혼자서 돌아다니면 심심하겠다던지 뭐 그런 균형이 걱정을 잠시 같이 하다가 균형이를 아까나왔던 호텔로 다시 데려다 주고 우린 이제 출발한다. 다시 서쪽으로...동쪽의 마지막 목적지인 흑해를 보았으니 이제 다시 서쪽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돌아간다." 여행의 중반을 지난지는 한참이지만 이제서야 돌아간다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지금가진 출발지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왔었다면 이제부턴 다시 출발지에 가까워지니까..
아참...그러고 보니 10000km를 어제 돌파했다. ㅎㅎ 참 많이도 달렸군...만킬로미터라...서울부산을 몇번 왔다갔다하는 거리인지...
이제 불가리아를 떠난다 불가리아 안녕~
부르가스에서 부크레슈티로 가는 중간에 73번 국도라는 잊을수 없는 도로가 있다. 불가리아가 못살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오래전에 이곳에서 심히 치열했었던 전투가 있었던건지 도로가 완전 지뢰밭이다. 깊이가 앑게는 10cm 정도에서 깊게는 충분히 50cm가 넘어보이는 깊이의...깊이만 깊으면 말도 아니다. 크기는 또...평균 지름이 40-50cm정도 되는 마치 포탄이 터진것만 같은 구덩이들이 도대체 어디가 끝인지 알수 없을정도로 도로전체를 덮고 있다. 으...이거 하날 피했다 싶으면 또하나가 나타나고...분명히 도로엔 차가 없는데 차가 30km이상을 달릴수가 없다. 자칫 방심하고 달렸다간 바로 구덩이에 풍덩...차가 부서지는듯한 느낌...으...아찔하다...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거냐....ㅜㅜ 내가 왜 이길로 왔을까...얼른 벗어나고 싶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 드디어 탈출!! 여전히 도로상태는 온통 땜질투성이...별로다... 그래도 구덩이 없는 도로가 어디냐...이런도로에 마차가 다닌다.헐...대박~ 세르비아에선가 어느 산길에서 아무것도 안보이는 칠흑같은 밤에 마차를 끌고다니는 사람을 보면서 놀랐었는데..이동네에서도 간간히 마차가 보인다. 지구 반대편에선...아니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마차를 끄는 이분옆으로 멀리 지구반대편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서 차를 몰고 지나가는 내가 있는데...동시대를 살고 있는것이 맞단 말인가...이래서 동유럽은 참~ 매력적이다. 얼른 더 경제가 발전되서 도시화 되기전에 다시한번 더 와야겠다. 그땐 좀더 여유있게 돌아봐야지~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강을 건너서...루마니아로 들어간다. 이제 균형이와는 더 멀어졌군...그나저나 균형인 이스탄불로 잘 가고 있으려나...
차를 몰아 루마니아의 수도 부크레슈티로!!
루마니아하면 생각나는건...체조의 왕국!! 그리고 미녀들...흐흐...
루마니아의 느낌은...딱! 공산국가였던것만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러시아를 간다면 이 비슷한 느낌이겠지? 도시의 풍경을 지배하고 있는 아파트...가장 평등한 형태의 주거? 뭐 그렇기에 대부분의 공산권 국가엔 아파트가 대표적인 주거의 유형이다. 근데...우리나라는 왜? 왜?? 여기선 평등, 공산주의의 상징인 아파트가 우리나라에선, 부의 상징, 자본주의의 상징이라는게 참 아이러니 하다.ㅎㅎ
부크레슈티에서의 가장 중심인 사거리. 사거리의 양쪽에는 아마도 루마니아에서 가장 크다는 백화점 건물이 있고...
다른 한편으론 혁명광장에서 분수가 이렇게 물을 뿜고 있다.
원래는 공화국광장? 뭐 그런 이름이었다는데 차우체스쿠의 독재 정권을 몰아내는 혁명이 일어났던 광장이라나 뭐 그래서 지금은 혁명광장이다. 차우체스쿠가 북한에 가보고 김일성의 독재정권에 감동을 받아서 자기도 그렇게 했다는...김일성의 주석궁을 본따서 만든 문화궁전이 광장너머로 보인다. 저 문화궁전을 건립하는데 수많은 루마니아 인들이 희생되었다는...그래서 루마니아인들이 가장싫어하는 건물중 하나라는...
차우체스쿠는 혁명의 결과로 헬기를 타고 도망갈려다 체포되어 총살되 죽었다는데...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아직도 잘 살고 있는걸 보면...김일성이 차우체스쿠보다 더 뛰어난 독재자 인건가 아니면 루마니아인들이 북한주민들보다 더 독재정권에서 벗어날려는 의지가 강했던 걸까...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루마니아 부크레슈티다.
부크레슈티 제1의 백화점. 외벽을 공사하고 있는 리프트가 엄청신기하다. 오히려 저 상태의 입면이 더 매력적이라 느끼는건...건축쟁이만의 생각인건가...
밥을 먹으면서 잠시금 이동네 분위기를 살피는데...참으로 이상하면서도 매력적인 도시이다. 공산권 국가였지만 막 자본주의를 받아드린...그래서 모두가 평등했던 사회에서 부의 정도에 따라서 계급이 생겨버린... 우리가 앉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 거의 모든 손님은 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와서 밥을 먹고 있고...운전 기사는 그들의 고용인(차마 주인이라고 쓰진 못하겠다)이 돌아올때까지 그냥 멍하지 차에 앉아 있다. 밥먹으러 가거나 하는것도 아니고....게다가 더 재미있는...아니 생소한 광경은...그렇게 차를 세우는 곳에 주차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참고로 이곳에 주차는 무료 주차로 1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내가 지켜본 결과 그걸 단속하거나 하는 경찰은 없었다.(근무시간이 지난 저녁시간이어서 그럴수도 있고..) 그런 주차장에서 주차를 도와주면서 혹여나 차를 세운사람이 팁을 주면 그걸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듯한 분들이 있다는것. 뭐 이정도야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도 흔한일이라 생각할수도 있지만 놀라운건 마치 자기네 주차구역인듯한 자세로 주차할려는 차가 있으면 알아서 착착 주차를 도와주며, 주변의 교통정리도 하고...심지어 경례도 한다. 분명 차림새는 그냥...길에서 사시는 분을인듯한데...그들의 행동에서 뭍어나오는 알수없는 자신감? 뭐 그런거에...저절로 날 빠져들게 만든다.
그렇게 밥을 먹고 아까 세워둔 차를 몰아 빠져 나갈려는데...아까 우리의 주차를 도와주던...아까는 그분들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부르가스에서처럼 정식 주차관리원인줄로만 알았던....그래서 주차에 얼마냐고 묻고 얼마라는 말을 해줘서 나중에 주겠다고 하고 왔었던 그분들께서...돈을 요구하신다. 심지어 아까보다 더 많은 돈을...헐...그러면서 결국엔 흥정을 해서 적정선의 타협선으로 돈을 주고 차를 몰아서 부크레슈티 시내를 빠져나와 캠핑장으로 향한다. 그들의 주차장도 아니면서 당연하게 주차비를 요구할수 있는 그들의 자신감, 그냥 돈을 요구하는 것이라니라 그들만의 룰에 의해 돈을 요구하는 그들만의 합리성, 그리고 우리와 타협하면서 보여주었던 그들의 쿨한 표정...도저히 잊을래야 잊을수 없는 루마니아의 기억이다. 그냥 기분나쁜 기억이라기 보다는 황당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가지는...알수없는 곳이다. 이 루마니아...부크레슈티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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