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졸라? 에밀졸라..

2010. 9. 25. 02:082010EUROPE_eastern/제1막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

차에서 맞는 아침...
아침안개가 낮게 깔리는 아무 인적도 없는 도로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마치 내가 지금 이시간의 주인공처럼 느끼게 하고, 새벽녘 첫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때의 그 느낌처럼 알수없는 뿌듯함으로 하루를 시작할수 있게 했다.

유림이를 태우러 가는길에 일어난 첫번째 접촉사고!!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는 도로폭 덕분에 길가에 세워놓았던 차의 사이드밀러와 내차의 사이드밀러가 부딛히는 첫번째 접촉사고를 기록했다. 앞으로 있을 수많은 접촉사고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아주 사소한 사고였지만...새차에 만들어낸 손톱만한 상처에도 '첫사고'라는 의미때문에 밀려오는 충격과 스트레스...ㅎㅎ 유림이네 숙소앞의 이상한 교통체계때문에 더욱더 정신이 혼미해져 있는 상태로 유림을 태우고 아람일 내려주기위해 파리 시내로 이동하고...

파리의 출근 시간대는 서울의 도로와 마찬가지로 교통의 지옥이었고...어제와 마찬가지로 예상보다 늦은 시간에 아람일 루브르박물관 앞에다 내려주고 오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유림이와 함께 모네의 집이 있는 지베르니로 향했다.

파리시내에서 하루...아니 이틀동안 길위에서 너무 많은 경험을 한 덕분에...그리고 이전에 와봤었다는 기억때문에....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누굴 데리러 가고 데려다주고 한다는 것 때문에 마치 파리에서 오래동안 산것만 같은 느낌에 잠시 기분이 UP되기도 했지만...또다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고속도로의 톨게이트 앞에서는 또한번의 접촉사고는... ㅎㅎ나의 자만심을 바로 짖밟아주었다.

톨게이트에서 돈을 내지못하고 후진 하는 앞차덕분에 함께 후진을 하다 뒤에서 톨게이트로 접근하던 뒷차와의 가벼운 접촉사고!! 이번엔 정말 망했구나 하는 심정으로 차에서 내려 뒷차의 사람상태를 확인하고 서로의 차상태를 보니....이게 왠걸...차는 부디쳤는지 안부디쳤는지도 모를정도로 아무런 상처하나 없었고, 뒷차의 운전자는 쿨한 미국인이어서 아주...정말 쿨하게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까 그냥 가자고해서...^^ 정말로 달리는 차와의 첫번째 사고였지만 아무렇지 않게 마무리 할수있어서 큰사고 대신 액땜했다 생각하고 지베르니고 계속향했다. 

뒷차와 부딛히면서 '쾅!' 한후 잠시 차안에 맴돌던 나와 유림이의 정적감....'여행이 시작부터 완전 꼬이는구나, 망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머 그런 수많은 생각들....그리고 쿨한 뒷 운전자와의 만남 그리고 차상태가 멀쩡했을때의 안도감...ㅎㅎ 여행 초반의 최대의 위기가 될수 있었던 순간!!

그렇게 계속 지베르니로 향하고...도중에 기름을 넣기위해 잠시 고속도로에서 벗어났을때 옆자리에 앉은 유림의 단 한마디 '메종 드 에밀졸라!'

자동차 여행의 매력이라면 역시 언제든 상황에 맞게 일정을 변경할수 있다는 것에 있었고, 우린 망설임 없이 에밀졸라의 집으로 가기로 하고 차를 돌렸다. 물론 안내판에 나와있는것보단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때까지는 그나마 잘 작동하던 네비게이션 누나 덕분에 에밀졸라의 집을 찾았으나.....ㅎㅎ 문은 닫혀있고....결국 집 주변을 멤돌기만 하면서 '머 그럴수도 있는거지머...ㅎㅎ' 하면서 지베르니로 계속... 

                                                                                                   (메종 드 에밀졸라)

     (꾀나 유명한 마을인듯 에밀졸라 말고도 많은 사람들의 집이 있었다. 물론 아무도 누군진 모른다 ㅎㅎ)

                                                                   (문이 닫아서 담너머로 밖에 볼수 없었던..)


오전에 아람이가 네비게이션을 제대로 찍어둔지만 알고 길을갔으나 도착한곳은 엉뚱한 곳이어서...다시 좀더 헤맴끝에 지베르니를 찾아 도착!! 소풍? 견학? 온 유치원생같은 아이들과 주차장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터널에서 함께 소리를 지르면서 이동하고 결국엔 모네의 집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에서 지베르니만 오면 된다던 유림이의 설레임...그리고 모네의 집을 둘러보고 정원을 둘러보면서 책속에서만 보았던 곳을 직접 왔다는 것에 환희를 느끼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난 언제 저런 감정을 가졌었나 생각했다. 아마도 나에겐 처음 유럽여행을 했을때 가우디의 구엘공원에서 그렇지 않았을까....

조용한 물소리가 흐르는...연못 주변으론 수많은 꽃이 피어있고 나비가 날아다니는...그리고 나무 사이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모네라곤 미술시간에 잠깐 봤었던 수련이라는 그림밖에 알지못하는 나에게도 잠시 머물러서 쉬어가고 싶게 만느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마을전체가 조용하고 아름다운 지베르니)

                                                                                      (가장 유명하다는 모네의 정원과 그의 집)

                                                                                                                              (모네의 집)

모네의 집에서 나와서 주변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으나 마땅한 곳이 없어서...ㅜㅜ주변을 열심히 헤메이다...결국엔 파리로 돌아와서 아람이와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고...고픈배를 안고 파리로 돌아왔다. 아람일 픽업하고 어제 저녁 차를 세웠던 에펠탑옆의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파리시내 어딛가를 또 열심히 돌아다기고 있을 진원이까지 함께 만나서 에펠탑 근처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9시? 10부터 매시 정각에 에펠탑은 화려하게 점멸한다.11시 정각에 차에서 본 에펠탑)

간단한 음료거릴 사서 에펠탑 밑에서 야경을 보기로 했다. 파리에서 꼭 해봐야할 유람선타고 야경즐기기를 그렇게도 추천을 했으나 아무도 원하지 않던 덕분에 어제와 똑같이 차에 앉아서 야경을 보았다. 매 시정각이면 화려가게 점멸하는 에펠탑을 마지막으로 보고 숙소까지 데려다 주러 가는길...드디어 네비년이 다시 말썽을 부리기 시작해서 이상한 길로 안내를 하더니...결국 30분이면 갈길을 한시간 반넘는 헤매임 끝에 데려다 주고...12시가 넘은 시간에 졸음을 참으며 ETAP으로 향했으나...금요일 저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은 덕분에 파리시내의 모든 ETAP을 둘러보았지만 단 한군데도 빈방이 없어서...어쩔수 없이 이틀연속 차에서 자게되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ㅜㅜ
 
내일 진원 유림을 태우고 파리를 떠나 긴 이동을 해야해서 편한 잠자리를 기대했으나 새벽 4시가 넘도록 숙소를 찾지 못해 헤메이면서 밀려오는 패닉....애들을 숙소에만 데려다 주지 않았으면...데려다 주면서 헤매지만 않았으면...전날 차에서 잠을 자지 않고 그냥 숙소에서라도 잠을 잤었으면...숙소를 찾지 못했을때 바로 그냥 차에서 자기로 했었더라면...하는 온갖 후회들과 밀려오는 화남에...결국 5시 너머서 동이틀려는 아침에 아무 호텔 주차장 같은곳에 차를 세우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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