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저녁노을

2010. 10. 25. 00:542010EUROPE_eastern/제2막 침전...그리고 또 침전...

또다른 하루의 시작, 그리고 여행 제2막의 끝...
같은 배를 타고 다시 베네치아로 향하지만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의 하루다. 똑같이 생긴사람이 업는 것처럼 똑같은 하루는 없다. 영화 'if only'에서 수없는 같은 날을 다른 방법으로 반복하지만 결국의 결론은 동일할수 밖에 없는 것처럼 오늘의 하루는 결코 다른날과 같을 수도 없고, 운명처럼 오늘의 하루는 결코 다른날과 같을수도 없고, 운명처럼 오늘의 하루는 다르게 바뀔수도 없는 것이다.
내가 가는 이길에...이 배안에 있는 모든사람들에게 서로는 그냥 스쳐가는 인연일 뿐일지라도 오늘 이순간이 아닌 또다른 내일 만날수 있었을 사람인가는...글쎄다....

베니스에서 맞는 2일째 아침...
오늘의 여행은 나 혼자 시작이다. 세번째 베네치아 방문에서 오늘의 목적은 단하나!
두번이나 전에 와보고서도 방문하지 못했던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 섬을 가는것이다.
목적지가 하나로 아주 단순했기에 느지막히 출발하고서도 여유를 부릴수 있었다.

어제와 같은 FUSINA-BENICE 행 배를 타고 베네치아에 도착 열심히 걷고 걸어서 오늘의 목적지를 향하는 무라노행 바포레토를 타기위해서 산마르코 광장 앞의 바포레토 정류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난 분명히 표지판을 보고 무라노로 가는 바포레토 타는 곳이 맞나고 물었지만 매표소 직원의 한결같은 말..아니란다. 옆의 정류장으로 가야한단다. 거기 적혀있는곳은 부라노...난 분명히 확실히 물었다 부라노 아니고 무라노 간다고..그런데 무조건 거기가 맞단다...3-4곳의 정류장의 매표소 직원의 한결같은 대답을 듣고...난 어쩔수 없이 리도-부라노라고 적혀있는 정류장으로 가야했다. 처음엔 좋았다. 그래도 그곳에서탄 바포레토의 최종 정류장이 무라노이긴 했으니...예전에 왔었던 리도섬을 지나치고...베네치아 본섬 외곽을 싸고 있는 모든 섬을 지나서..약 1시간 반의 항해끝에 내 최종목적지의 직전 점 부라노에 도착했다!!! 이제 다음섬 무라노로만 가면되는것이다!!

                                                   베네치아 외해로 나가면 수많은 요트를 타는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 

날 감쪽같이 속였던 부라노 섬...부라노 섬은 베네치아에서 오래된...그리고 아름다운 벽면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뭔가...배가 왔던 길을 돌아간다...어쩌란 말인가...이런 나쁜 사기꾼 같은 매표소 직원들...
내 분명히 수없이 부라노가 아니라 무라노라고 외쳤거늘...왜 날 부라노로 보낸것이야!! 황당하기 끝이 없고...약3시간여의 허탕끝에 난 원래 처음 출발했었던 산마르코 광장으로 돌아왔고...이제는 누가한테도 묻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다시 표를 사서 무라노로 가는 바포레토를 탔다...완전 완행의 모든 정류장을 다 거쳐가는 바포레토였지만 약 30분의 항해끝에 무라노 섬에 도착!!이 무슨 황당한 시추에이션인가....
내 추측컨데...무라노 섬은 베네치아 본섬에서 아주...아주 가까운 섬이었다. 그런반면 부라노는 좀 외해로 나가야 있는 섬이었고...매표소 직원은 무라노는 가까운곳이고....산마르코광장앞에는 주로 리도나 부라노(부라노 섬도 무라노 섬 못지 않게 유명한 아니 오히려 더 유명할수도 있는섬이었다고 생각한다.)로 가는 장거리 바포레토를 타려는 사람이 많았으므로...그리고 무라노와 부라노는 아주 아주 발음이 비슷하므로...
마치 외국인이 2호선 열차를 타고 교대역에서 신천어떻게 가냐고 물으면 지레 당연히 아!신촌가는걸로 알아듣고 신촌방향을 알려주듯이 매표소 직원들은 나에게 부라노로 가는 배를 타라고 했을것이다.

단하나의 목적 무라노 섬에 가서 진짜 베네치아산 유리세공품을 싼가격에 사리라는 나의 목표는 그렇게 날 허탕치고 뺑뺑이 돌리신 베네치아산 베네치아인들 덕분에 물거품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연 상점이 한두곳 있긴 했으나...원래의 목적은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공방에 가서 구입하는게 목적이었던 터라..그냥 터벅터벅..문닫은 공방들의 굳게 닫힌 그리고 보안상 쳐놓은 나무가림판으로 아무것도 볼수 없는 상점, 공방앞을 그냥 그렇게 터벅터벅 걸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그래도 유리공예의 원산지 답게 유리공예로 만든 작품들이 길에 있어서 무라노에 왔구나 하는 기분은 즐길수 있었다는점?ㅎㅎ
물론 한두군데 열린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수도 있었지만..다음에 다시 오리라는 나 나름의 다짐을 하고 그렇게 무라노섬을 나왔다. 돌아오는길에 시간이 늦어버려서 배표를 살수가 없어서 무임승차!!
니들이 날 잘못된 길로 인도해서 왕복표값을 날리게 만들었으니 난 떳떳하다는 자기위한을 삼으면서 베네치아 본섬으로 향하는 바포레토에 몸을 실었고...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사실은 오래타고 가면 무임승차한게 걸릴까봐)으로 베네치아 본섬에 도착하자마자 내려서 걸어서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즐겼다.
내리고 보니 무라노섬과 베네치아까지는 가까운 정류장에서 타면 배로 한정거장.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아주가까운 섬이었다는 사실에...ㅎㅎ..오늘은 뭔가 안되는 날인가...

그렇게 베네치아로 돌아와서 열심히 이곳저곳을 걸으며 뜻하지 않게 베네치아의 거의 모든 뒷골목을 다 돌아다녀 보기도 하고...뜻하지 않게 베네치아에서의 저녁노을을 한번더 볼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꼭 나쁘지만은 않은 베네치아에서의 하루였다.

6시까진 돌아가리라고 아람이에게 말하고 왔지만 그 기나긴 3시간의 헤메임덕분에 10시가 다되서어야 캠핑장이 있는 Fusina로 향하는 배를 탈수 있었다.

배를타기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에 있는 마트에 들러서 유럽에서의 나의 양식과 다름없는 복숭아를 사고 오렌지 주스를 사서 먹으며, 수로 옆에서 이동네 밴드인듯한 아이들의 공연을 마치 현지인마냥 같이 어울리며 들어주기도 하고 배에 올랐다. 배를 타고 Fusina로 가는 길에 무심결에 올려다본 하늘에는 막 보름달이 차올랐다 지기시작하는 보름달이 떠있었다.
저 보름달이 차오르기전의 보름달을 보면서 이번 유럽여행을 시작했었는데...
그때는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의 파리에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제 여행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을 진원과 유림, 그리고 내일이면 도착해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할 균형과 희영...그리고 여행의 중반을 달리고 있는 나와 아람... 
비슷한곳에서 각기 처한 상황이 다른 3개의 팀 6명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