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하지도 않던 삽질을...

2012. 1. 5. 05:192011-12SWEDEN_working holliday

키루나에 오면서 내가 간과했던 사실은 날씨에 관한 부분이다.
이놈의 날씨가...내가 도착했던 하루만 빼고 계속 흐르다.
눈은 눈보라가 불정도로 많이 오진 않지만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그냥 흩날리는 눈에도 영하의 날씨로 눈이 젼혀 녹지 않다보니 계속 쌓인다.

밤새 조금씩 조금씩 내린눈인데도 불구하고 집앞 데크에는 눈히 한가득 쌓여있고
내가 다니는 길은 한 이틀만 밖을 안나가거나 한다면 사라져 버릴정도다...ㅜㅜ


어쩔수 없이 생존을 위해서...
눈속에 파 뭍혀 버려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서 부지런해 질 수 밖에 없다.
일어나서 일단은 집앞 나무데크에 쌓인 눈부터 치우고...


전혀 다닐일 없지만 혹시 모를 손님이 집을 찾아올지도 모르니까 큰길로 가는 길가의 쌓인 눈을 치운다.


강가에 위치한 우리집에서 올라오면 보이는 길가의 집들...



큰길은...아니 작은길이긴 하지만 그래도 구글맵상에 도로로 표시된 길은 눈치우는 차들이 지나가서 이렇게 정리되어 있다. 


큰길에서 집까지 이어지는 20m 정도되는 길은 조그만 삽하나를 들고 열심히 열심히...
군대에서도 해보지 않은 삽질을 여기와서 하다니...
눈과의 전쟁이다!! 여기서 두달 살고 나면 아마 이제 더이상 겨울을, 눈을 않좋아 할지도 모르겠다.ㅎㅎ


큰길에서 집까지 오는길을 말끔히...말끔힌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다닐수 있을 정도로 치웠으니
이제 내가 다니는 길을 치워야 겠다.


알다시피 내가 다니는 길은...
언 강을 건너는 일이라...강으로 내려가는 보트하우스 까지 있는 통로를 만들고 계단에 쌓인 눈을 치우는 일이다.


눈을 치우다 도저히 힘들고 목말라서 난간위에 쌓인 눈을 한움큼 베어 먹고...
솔직히 깨끗한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그래도 뭐...먹고 죽기야 하겠어 하는 심정으로...
저눈으로 목을 안축이면 힘들어 죽겠는데...ㅎㅎ


눈한입 베어물고 셀카 한장!!
완전 산사람 다된느낌이군...
이제 눈 청소 끝~


키루나에 와서 생긴 나만의 HOT PLACE들을 소개한다.


먼저 첫번째!!
우리집 지붕위!

요렇게 지붕위로 향하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눈이 쌓인 꽤나 멋있는 지붕위 자리가 나온다.
한국에선 요즘은 옥상이 있지 지붕있는 집은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또 지붕위에 올라갈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하지만 여기선 적당히 경사진 지붕위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기엔 이만한 명당이 없다. 새해 첫날 강건너에서 하는 불꽃놀이와 연? 등을 날리는것도 보았고...추우면 바로 내려가서 집안으로 들어갈수도 있고..최고의 명당이다!!




그리고 두번째 장소!!
보트하우스 앞...

여기야 말로 강건너 북쪽을 바라보기엔 최적의 명소...오로라도 여기선 아마 잘 보일거 같다.
눈쌓인 보트가 적당히 사진의 소재로 쓰이기도 하고...강건너로 북쪽을 바라보는데 시선을 가리는 것도 없고...단점이라면...집에서 조금 멀다는거? 멀어봤자 15미터도 안되는 거리긴 하지만...ㅋㅋ


세번째 장소!
캠프파이어 할수 있는 곳!!

여긴 처음 왔을때 한번 눈쌓인 의자위에 앉아보곤 한번도 안가본곳...
그러나 손님이 온다면 꼭 저기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술한잔 하면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싶은 그런곳...누군가가 오기전까진 저곳은 손대지 않고 가만히 두어야지....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 장소!!
집안에 있고 내가 가장 오랜시간 머물기도 하는 곳인 쇼파.

벽난로가 있어서 집안에 온기는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춥기에 항상 침낭안에 들어가서 이불을 싸매고 앉아서 컴퓨터를 하는곳...물론 지금도 저자리에 앉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ㅋㅋ


눈 덮힌 키루나 도시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동화같긴 한데...이제 좀 그만왔으면 좋겠다.
일주일이 다되가는데 아직 오로라를 보지 못했으니...이뭐란 말인가...ㅜㅜ
일기예보상엔 이번주엔...답이 없다 계속 흐리고 눈이 온다고 한다.
제발...이제 그만 눈 좀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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